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페라리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페라리 고유의 감성을 살렸을까? 바보 같은 질문이다. 1000마력짜리 기술의 명작을 만나게 된 것을 마냥 기뻐하라 


 

많은 부분이 익숙하지만 또, 많은 부분이 다르다. 나의 하루는 마라넬로 페라리 공장 현관을 빠져나와 SF90과 함께 시작됐다. 하지만 수술용 마스크를 쓴 테크니션 그룹이 함께했다. 나도 마스크를 썼다. 온도 측정기에서 체온도 쟀다. 큰 의미가 있는 차를 출시하면서 임원들과의 접견도 없으니 극적인 상황을 기대할 수는 없다. 기술 발표는 출발 전 비디오 자료로 전달됐다. 그리고 나의 SF90이 배정됐다. 기술자가 동승하지 않은 온전히 나의 차다. 물론 소독을 하지 않으면 탑승할 수 없다는 심각한 경고는 모두에게 주어졌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마라넬로는 생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아직 위험은 감지되지 않았다. 

근데, 상황은 곧 이상해졌다. SF90의 실내에 한 번 들어서서 효과적으로 밀봉이 되면, 스티어링 휠에 있는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도 삶을 망가뜨릴 듯한 친근한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오직 눈으로 볼 수 있는 효과로 디지털 계기판 기어 시프트 표시 아래 ‘준비’(READY)라는 한 개의 단어가 비칠 뿐이다. 오른손으로 시프트 패들을 N에서 D로 옮겨 놓으면 타코미터의 바늘은 아직 ‘0’에 머물러 있다. 조용한 적막 속에 있다. 한 마디로, 앞바퀴굴림의 페라리 전기차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SF90이 페라리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소개됐을 때, 라페라리와 마찬가지로 파워트레인의 전기 구동 쪽이 781마력의 출력을 뿜어내는 터보차저 V8 엔진 쪽을 보조하리라 추측했다. 참고로 이 차의 총 시스템 출력은 1000마력이다. 강한 출력이 필요할 때는 맞는 말이지만, SF90은 도심에 어울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호했다. 부드러운 주행을 원할 때 하이브리드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하면 전기 동력만을 사용하며 최장 15마일(약 24km)을 달릴 수 있다. 짧은 거리의 통근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충전은 집이나 회사에서 하면 된다. 원한다면 평생 V8 엔진을 쓰지 않아도 된다. 

물론 누구도 그걸 원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내 경우는 더 짧았다. 마라넬로를 벗어나기 전 이미 나는 조용하고 특별히 빠르지 않은 페라리에 싫증났다. 퍼포먼스 모드를 켜고 생명을 불어넣는 엔진에 불을 붙였다. 스로틀을 좀 더 과격하게 밟으면 하이브리드는 할 일을 끝낸다. 하지만 엔진을 가동하지 않는 e드라이브 모드가 따로 있다. 페라리는 구매자들이 낮은 속도를 내는 전기 모드로 달리는 것을, 그리고 새벽에 출발하더라도 이웃의 단잠을 깨우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페라리는 경쟁사들 사이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가장 먼저 출시했다. 또한, 놀랍도록 복잡한 드라이브 트레인으로 그 기술력을 입증했다. 엔진은 쉽게 이 기술에 적응했다. F8 트리뷰토에서 가져온 F154 V8이 선택됐다. 실린더 헤드, 더욱 높은 인젝션 압력 등을 개선했고 살짝 공간도 넓어졌다. 새로운 터보차저와 초소형 인테이크 매니폴드가 달렸다. F8의 엔진보다 25kg이 작아졌음에도 출력은 61마력이 높아졌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사실 이 시승기에는 파워트레인의 전기 동력부를 충분히 설명할 만한 공간이 없다. 어쨌든 여기에는 세 개의 모터가 사용된다. 앞바퀴에 하나씩 달렸다. RAC-e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그리고 남은 하나, ‘액사일 플룩스’라고 부르는 최첨단의 모터 한 개는 V8 엔진과 새로운 8단 DCT 사이에 들어갔다.

전기 동력을 이용한 주행은 앞바퀴를 통해서만 이뤄지며, 최고시속 135km까지 달릴 수 있다. 모터는 시속 209km에서 제 할 일을 다 하지만 출력이 감소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8kWh 리튬이온 배터리의 최고 전류 162kW가 뒤쪽 모터에 모두 보내진다. 아! 그리고 이 차에는 흔히 쓰던 후진 기어가 없다. SF90은 항상 전기 파워만 지원한다. 

이 모터는 퍼포먼스를 더한다. 그리고 낮은 엔진 회전 영역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미 많지도 않은 V8의 터보랙을 더욱 최소화했다. 그리고 모터는 프런트 액슬에 토크 벡터링을 제공한다. 덕분에 제동하면 더욱 파워풀한 재생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기존의 로드카 시스템과 휠 슬립을 지원하는 차들도 엔진에서 에너지를 다시 수거하는 양이 많지 않다. 

 


 

따라서, 주행을 날카롭게 해주는 일반적인 마네티노 다이얼(젖은 노면, 스포츠, 레이스, 트랙션 컨트롤 오프, 그리고 스태빌리티 컨트롤 오프 다이내믹 모드 등을 지원하는 페라리의 전자식 주행모드 설정 장치) 이외, e-마네티노라고 표현되는 터치 방식 패널이 스티어링 휠 바깥쪽에 있다. 전기 동력 주행,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그리고 고급이라는 모드가 제공된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모드는 배터리 충전보다 퍼포먼스가 우선시 된다. 

이 모든 것이 매우 인상적이고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마라넬로 주변의 빡빡하고 까다로운 도로를 달리며 빠르게 알아차렸다. SF90을 좋은 매너로 다뤄준다면 숨은 영리함을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보조의 전기 동력은 마술사의 손과도 같다. 효과는 분명하지만 그 효과는 테이블 밑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퍼포먼스의 느낌은 페라리가 말한 0→시속 200km 가속 6.7초만큼이나 빠르게 느껴진다. 새로운 기어박스의 빡빡한 기어비는 V8의 낭랑한 열정의 끝자락을 만족하게 하는 방법을 안다. 최고출력을 소화해내는 네바퀴굴림 드라이브 시스템의 인상적인 능력에도 불구하고 공공도로 어디에서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 경우는 드물며, 그 시간도 짧다. 스로틀을 반절만 사용해도 8000rpm 레드라인 아래까지 올라가는 느낌이다. SF90은 그 어떤 슈퍼카들보다 빠른 것 같다. 실제로 변속은 이미 페라리에서 번개처럼 빨랐던 7단 변속기보다 더욱 빠르고 깔끔하게 이뤄진다. 

SF90은 대부분 알루미늄을 사용한 구조지만 후방 벌크헤드에는 탄소섬유를 사용했다.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었으며, 배터리에서 72kg을 줄였다. 모터와 컨트롤 기어에서 잡아먹은 무게를 어느 정도 감안한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F8 위에 120kg이 더 얹혔지만, 공차중량은 공식적으로 1570kg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 차이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조향은 현행 세대들의 페라리만큼이나 치명적일 정도로 정확하다. 매우, 낙관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속도로도 촘촘한 헤어핀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토크 벡터링을 통해 앞바퀴를 통해 전달되는 파워가 편안하게 주행을 만들어준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컵 2 타이어가 저항력을 보태는 데도 그 이유가 있다. 하지만 보다 복잡한 도로에서는 더욱 훌륭한 보디 컨트롤을 선사하며, 이에 어울리는 훌륭한 제동력도 제공한다. 타막에서 가져온 탄소섬유의 값비싼 사운드가 고르지 못한 길을 달릴 때 그 가치를 나타낸다. 앞쪽 액슬은 높이를 올릴 수 있지만 옵션이다. 보통 슈퍼카에서는 드문 일이다. 아마 공식적으로는 이렇게 하는 곳은 없을 것이다.

기술적으로 우려가 되는 부분은 페라리 로드카에 와이어 브레이킹 시스템이 처음으로 적용된 것이다. 기술자들은 기본적으로 브렘보 탄소섬유 디스크를 열심히 작동시켜 모터가 더 많은 양의 브레이킹 재생 에너지를 모을 것이라고 한다. SF90의 브레이크 페달은 매우 짧게 움직인다. 페달을 밟으면 특정 레벨의 시스템 지연을 방지하는 데 최고의 방법을 찾아낸다.

그렇게 어울리지는 않지만 도심에서의 주행에서는 매우 약간의 압력만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좀 더 강하게 밀어붙이면 훨씬 더 자연스러워진다. 그리고 몇 시간도 채 안 되어 완벽하게 적응했다. 

SF90의 하이브리드 모드는 나의 뇌를 좀 더 튀겨내는 느낌이다. 엔진이 갑자기 꺼지고 켜지는 것은 익숙해지면 좋다. 잘 단열된 메인스트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 내연기관이 차고 들어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는 없지만, 침묵이 이어지던 차에서 소란스러운 V8의 전환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겉에서 보기에 공기역학적인 조각상의 모습을 하고 있는 SF90은 페라리의 가장 최상위 모델이라고 하기엔 다소 드라마틱한 감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뛰어난 외관에 따르는 기능들이 모든 것을 상쇄시켜주기도 한다. 인테리어는 페라리가 제공하는 것들보다 훨씬 만족스럽다. 

대부분의 기능은 터치 패널 기능을 적용했고 16인치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모드와 설정들을 사용할 수 있다. 

시승차에는 카본 트림이 완벽하게 적용됐다. 하지만 몇 가지 부분에서 인체공학적 문제점을 발견했다. 복잡한 몰딩의 대시보드 상단은 윈드스크린의 반사광이 많으며, 자동, 수동, 후진, 론치 컨트롤 선택 기능이 들어 있는 잘 닦인 메탈 게이트는 이탈리아 아침 해를 너무 강하게 받아들인다.

온도 조절기 또한 시끄러운 팬 소음이 있고 30℃ 아래로 실내 온도를 내리는 데 무던히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 온도를 낮추는 데는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SF90은 앞 보닛 아래 작지만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런 타입의 차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그 아래 RAC-e 컨트롤 기능을 찾아볼 수 있다. 엔진은 뒤에 있다. 

스트라달레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으로 SF90은 로드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지만, 페라리의 유명한 테스트 트랙에서 이 차를 타볼 기회도 있었다. 프로토 타입으로, 파브리지오 토스치라는 테스트 드라이버가 공장에서 갓 끌고 나온 차였다. 피오라노에 여러 번 들렀지만, 이 서킷이 이번처럼 작아 보였던 적이 없다. SF90의 가속력이 보다 짧게 만든 것이다. 

 


 

코너에 접어 들어가는 능력과 잡아끌고 나가는 능력이 막상막하로 인상적이다. 레이스 모드는 슬립을 최소화했지만, 트랙 컨트롤 오프 기능으로 SF90은 친근함을 잃지 않았다. 프런트 액슬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앵글을 유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쉬운 드라이빙이 가능하게 해줬다.

이렇게 섹시한 슈퍼카에서 추가적인 덩어리까지 얹었다는 사실은 오직 브레이킹에서만 눈치 챌 수 있다. 맥라렌 세나와 같은 중력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페라리는 SF90이 피오라노 랩타입을 라페라리보다 1.0초 빠르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세토 피오라노 팩을 꼭 집어 말했다. 300kg이나 무겁지만 말이다. 기본형 모델은 이전 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다. 

 


 

SF90은 필요 이상으로 훌륭하다고 말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페라리는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조적으로 완벽하게 새로워졌다기보다 F8을 기반으로 한 모델에 가깝게 만들었다. 페라리는 조금 덜 복잡한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차는 페라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SF90는 전동화가 추진되는 미래를 위한 선언이기 때문이다.

SF90 스트라달레가 110만 파운드(약 16억4120만 원)짜리 라페라리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뿜어낸다는 사실은 이 차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설명해주는 척도다. 불과 7년 전만 하더라도 라페라리는 마라넬로에서 어떻게 한정판 모델을 내놓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페라리의 표준과도 같았던 모델이다. 

 

 

 

페라리가 SF90의 공기역학 성능을 혁신하다


 

SF90의 공기역학에 대한 페라리의 목표는 상당한 다운포스와 최소한의 공기저항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솟아오른 뒷날개 대신 떨어지는 날개, 즉 차단된 거니가 있다. 낮은 다운포스 상태에서는 차체와 정렬해 초저압 엔진 커버를 보조해 명확한 공기 흐름을 형성한다.

다운포스가 필요할 때는 훨씬 더 공격적인 요소를 드러내며 낮아진다. 날개 상단과 하단에 동일한 공기역학적 부하가 걸려 움직이는 힘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무거운 액추에이터가 필요하지 않다.

대형 디퓨저와 전략적으로 배치된 보텍스 발전기에 의해 SF90에 더 많은 다운포스가 형성된다. 이 발전기는 자동차 전면의 무게를 30%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최대 다운포스는 시속 250km에서 약 390kg이다.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페라리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기술적 진화를 보여주지만, 
더 중요한 것은 훌륭한 주행 실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가격    37만6048파운드(약 5억6106만 원)
엔진    V8, 3990cc, 터보, 가솔린, 전기모터 3개 추가
최고출력    781마력/7500rpm(가솔린), 220마력(전기)
최대토크    81.6kg·m/6000rpm(가솔린) 
변속기    8단 DCT
무게    1570kg
0→시속 100km 가속    2.5초
최고시속    340km
연비    tbc
CO2, 세율    tbc
라이벌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출처] 오토카 Autocar Korea (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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